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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현세자 의문의 죽음으로 둘러싼 궁중 미스터리 영화 “올빼미”

by eueueu0908 2025.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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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포스터

1.줄거리

그날 밤, 세자가 죽었으며,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는 어의 ‘이형익’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그러던 어느 밤,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경수’가‘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진실을 알리려는 찰나 더 큰 비밀과 음모가 드러나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아들의 죽음 후 ‘인조’의 불안감은 광기로 변하여 폭주하기 시작하고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경수’로 인해 관련된 인물들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2.등장인물

“천경수”(류준열): 맹인 침술사이며, 정확히는 완전한 맹인은 아니고 빛이 없고 어두운 곳에서는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는 주맹증 환자인데, 낮에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하는지라 사실상 맹인으로서 살고 있습니다. 본인도 대외적으로 맹인으로 사는 것이 속 편하다고 생각하는 듯 보이는데 동생 경재와 함께 낡은 초가집에서 살며 동네 침술집 조수로 일하고 있던 중, 이형익에게 발탁되어 궁궐의 내의원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소현 세자와 그의 아들 원손과 가까워지게 되는 인물입니다. “인조”(유해진): 조선의 제16대 왕이자 소현세자의 아버지입니다. 8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한 아들을 단 며칠 만에 떠나보내자 분노에 휩싸여 화병으로 마비 증상까지 보이고, 무슨 수를 쓰더라도 범인을 찾아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라고 결의하며 모든 궁궐문을 폐쇄하는 인물입니다. “이형익”(최무성): 내의원의 어의이자 경수, 만식의 상관입니다. 장님이라 모두가 무시하던 경수의 실력을 알아보고 그를 전격적으로 발탁한 은인이기도 합니다. 창문에 상처를 입고 도망가는 의문의 인물을 목격하고 소현세자의 사망을 알리게 되면서 사건의 신호탄이 됩니다.

3.평가

11월 16일경에 사전 시사회가 진행되었는데 시사회 후기는 대체로 괜찮은 영화 내지 좋은 영화라는데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정식 개봉 이후로도 대부분의 평점 사이트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2022년 하반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들 중 관객 평가가 가장 좋았습니다.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스릴러적인 요소를 내포한 사극임에도 분위기가 마냥 무겁지 않게 흘러가는 데다, 전체적으로 몰입감을 끌어내는 전개가 장점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극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류준열, 유해진 두 주연 배우가 각자 처음으로 맡아보는 역할임에도 상당히 좋은 연기를 펼쳤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평을 남겼습니다. 작품의 주제는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진실을 외면하며 살아야만 하는가'로 집약되었고 작품 내에서는 이를 인물의 입을 통해 다소 직설적으로 들릴 정도로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도달하면 밝은 곳에서 보지 못하는 경수가 본 것을 사람들이 믿고, 조선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왕 인조가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믿지 않으며 주제에 대한 답과 함께 대조와 아이러니를 극대화한다고 평을 남겼습니다.

4.역사적 사실과의 비교

실록보다 더욱 1차 사료에 가까운 승정원일기의 기록이 번역되면서 이 사건에서의 중요한 기록이 실록에선 죄다 누락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제 역사학자와 역사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현세자 독살설은 정설이 아닌 가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소현세자는 이미 청나라 볼모 시절부터 지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죽기 8년 전부터 총 세 번 어의를 청나라로 파견해야 했을 정도로 건강 악화 증세를 보였으며, 지병 치료를 위해 두 번의 임시 귀국까지 했었고 그 귀국길에도 심하게 앓았습니다. 암살범으로 지목된 이형익은 죽기 한 달 전 침을 통해 증상을 치료함으로써 오히려 세자의 수명을 연장시켜 준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형익이 침을 놓은 시점이 사망 전날인 것은 맞지만, 침을 놓을 때는 아무 변화가 없다가 다른 어의가 처방한 시호탕을 먹고 나서 상태가 심각해지고 다음날 침의 두 명을 제외한 모두를 소현세자에게 보냈으나 그날 정오에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기록들이 모두 생략된 채 마지막으로 침을 놓은 이형익까지만 실렸고 소현세자 사후 인조의 대응은 그대로 기록됨으로써 인조와 이형익 사이에 무슨 밀약이 있었던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다만 인조가 소현세자를 싫어하여 사망 후 홀대했던 것은 확실시됩니다. 여담이지만 실제로는 소현세자의 동생인 효종이 침을 잘못 맞은 의료사고로 진짜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손(경선군)이 부모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병자호란 3년 뒤 소현세자의 1차 임시귀국의 조건으로 원손을 청나라에 보내라는 요구에 따라 심양에 가는 길에 부모와 중도 해후한 적이 있습니다. 작중 천경수와의 심정적 공통점, 유대감을 만들게 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각색한 걸로 보입니다.

5.올빼미

한국 영화 최초로 주맹증을 다룬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병인 주맹증은 주로 백내장 초기 증상으로,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야맹증과는 다릅니다. 안구의 수정체는 각막과 함께 빛을 굴절시켜 사물을 보게 하는데, 바로 이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게 보이면서 빛이 충분해도 주변을 잘 볼 수 없게 되는 증세입니다. 방치하면 말기에는 동공이 흰색으로 변하고 이것이 계속 이어지면 녹내장까지 발생해 최악의 경우 완전히 실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류준열은 주맹증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 환자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주맹증을 현실감 있게 연기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에 좀 더 신경을 썼다”라고 했습니다. 처음부터 소현세자 관련 영화였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핵심 키워드는 주맹증에서 출발했는데 ‘주맹증을 가진 주인공이 궁에 들어간다’는 한 줄의 아이템에 어울릴 이야기를 고민하고 조사하다가 <인조실록>에 나온 한 문장,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는 대목을 발견하면서 소현세자의 죽음을 연결시켰습니다. 결말도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달랐습니다. 실록 속 문장으로 마무리했는데 무기력한 역사적 사실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조도 소현세자처럼 학질로 죽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금의 엔딩을 쓰게 됐다면서 ‘제작사 입김 때문 아니냐’는 오해도 일부 있지만 순전히 감독 아이디어라고 하였습니다.